EPISODE 05

막차의 승객

그 얼굴은 여름을 닮았지만 여름은 아니었다.

4분 · 미스터리 로맨스
비 오는 밤 카페 소우 앞의 민서와 도윤, 창 안의 지우

민서가 뒤를 돌아보자 모자를 눌러쓴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걸음은 망설임이 없었다.

민서

잠깐만요. 그 반지, 어디서 났어요?

여자는 대답 대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도윤이 뒤따르려 했지만 지우가 막아섰다.

지우

수영장으로 가. 저 사람은 우리를 길에서 떼어놓으려는 거야.

도윤

또 네 판단대로 하라고?

두 사람의 목소리에는 오래된 다툼의 흔적이 있었다. 민서는 처음으로 그들이 자신이 떠난 뒤에도 가까웠음을 실감했다.

좌석 아래에는 작은 녹음기가 남아 있었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 여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민서가 이걸 듣는다면, 나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거야.”

녹음은 일곱 해 전 날짜였다. 끝부분에 남자 목소리가 겹쳤다. “여름아, 문 열지 마.”

민서는 도윤과 지우를 번갈아 보았다. 두 사람 모두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아는 눈이었다.

당신의 선택

누구에게 녹음의 목소리를 묻을까?

NEXT SIGNAL

녹음기 안에는 아직 재생하지 않은 파일이 하나 더 있었다. 제목은 ‘민서에게만’.